미래에는 자동차의 지붕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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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12-20 10:02 조회1,888회 댓글0건본문

햇살이 가득히 쏟아지는 휴일, 버튼을 눌러 지붕을 열고 호수 주변의 도로를 달린다.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좋다. 현대인은 사무실 컴퓨터 앞에서 바쁘게 일하느라 햇빛 쬘 일이 적은 편이다. 바람과 함께 따스한 노란 빛이 피부를 감싼다. 얼마나 자주 열고 달릴지는 몰라도, 이렇게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할 때마다 돈값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브에는 달리면서 자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개방감이야말로 가장 힐링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오픈카를 타면 가장 좋겠지만, 모두가 오픈카를 타지는 않는다. 제조사들은 일반 자동차로 자연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하려고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자동차 지붕(roof)에 관해 이야기 해본다.
개방감을 극대화 하기 위한 노력
꼭 오픈카가 아니더라도 좋다. 썬루프와 파노라마 루프는 작은 차에도 개방감을 극대화 하는 옵션이다. 자동차의 역사 만큼 다양한 오픈카와 선루프가 있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버스에서는 통풍만을 위해 디자인 된 철제 루프도어가 있었다. 이 형태가 초기 형태의 선루프이다. 현재처럼 개방되어 공기가 통하고, 햇볕이 들도록 투명한 채광창 형태가 개발된 것은 1973년이다.
오픈된 형태의 차량은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초창기에는 군용차처럼 아예 지붕을 제거하고 쓸 수 있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었다. 이후 지붕 철판만 제거하고, 방수천이 돌돌 말리고 펼쳐지는 캔버스톱이 사용되었다. 철판과 측면 기둥을 없애 개방감을 극대화한 소프트톱, 그리고 아예 구조물을 접히는 방식으로 만들어 수납할 수 있는 단단한 지붕인 하드톱 방식이 사용됐다.
왜 사람들은 개방감을 추구할까
주행하다가도 손쉽게 지붕을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오픈카는 컨버터블이라고 부른다. 가변식 지붕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가변식 지붕때문에 트렁크 공간이 부족해진다. 뒷좌석이 없는 2인승 모델도 많다. 여행가려고 짐을 싣는다면 간단한 옷가지와 가방 정도만 실을 수 있다. 4인승 오픈카는 그나마 뒷좌석에 짐을 더 실을 수 있지만 작은 가방 몇개가 전부다. 일상용으로도 쓰기 위해 사람들은 실용적인 썬루프를 찾는다.
썬루프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발전해왔다. 지붕 위로 도어를 들어올리는 타입부터 차량 내부로 유리를 숨기는 타입으로 변화했다. 현재는 천정 대부분을 투명 재질로 바꾸고, 아예 지붕 앞쪽을 통째로 들어올리는 파노라마 썬루프로 진화했다. 운전자 뿐만 아니라, 탑승객에게도 넓고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여 만족도가 높은 옵션으로 자리잡았다.
자동차라는 구조물 특성상, 탑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그 형태의 기본은 사각형의 박스 모양이다. 오픈카는 제조할 때 극한의 개방감을 주기 위해, 전면의 윈드실드를 제외한 기둥이 없다. 그러다보니, 차량 중앙에 많은 힘이 몰리게 된다. 알게 모르게 오픈카는 일반 승용차 이상의 강한 구조물로 만들어진다. 설계부터 오픈카가 아니라, 일반 차량의 지붕만 제거할 경우 강성이 부족해지면서 허리가 부러지는 경우가 생긴다. 대부분의 고성능을 추구하는 차량들은 지붕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강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적인 박스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오픈카가 구조상 취약한 강성을 높이고자 생각보다 많은 재료를 사용하고, 따라서 무게가 더 많이 나가기도 한다.
포드의 특허출원, 지붕이 거의 없는 쿠페
제조기술의 발달로, 개방감을 극대화 하기 위한 기술은 또 있다. 아예 전면부의 윈드실드를 확장해 운전자의 머리 위 까지 확장한 차량도 있다. 오펠 아스트라 GTC와 시트로엥 C4 피카소, C4 그랜드 피카소 같은 차량은 전면 윈드실드 유리의 곡면을 주고, 윈드실드가 매달리는 각도(A필러)의 경사를 완만하게 만들었다. 기존의 파노라마 썬루프는 윈드실드와 차량 지붕 부분이 분리된 구조로 되어있었다. 제조상의 편리함과 구조상의 문제였다. 이 부분을 강화된 지붕 구조물로 안정시키고 윈드실드의 재질과 형태를 변화함으로써 확장된 윈드실드를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지붕의 구조물은 존재하고 있다. 포드의 특허에서는 이 지붕 구조의 작은 변화가 나왔다.
포드의 특허 출원은 외형만 봤을 땐 앞서 설명한 확장 윈드실드 형태와 다르지 않아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그 안을 살펴보면 전면부 뿐만 아니라, 후면 유리까지 확장된 형태임이 확인된다. 게다가 지붕 구조물은 운전자와 2열 승객 사이에 굉장히 작은 면적으로 존재한다. 이정도면 윈드실드와 뒷면 유리까지 차체 상단 부분에서 지붕이 차지하는 부분이 거의 없는 형태라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현재까지 이런 구조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썬루프, 파노라마 썬루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강성과 안전에 관한 문제이다. 철판이 없어지면 이를 대신할 구조물로 대체된다. 그러나 그저 튼튼하게 만들기만 할 수는 없다. 지붕 부분에 재료가 많이 사용되면 차량의 무게중심이 올라간다. 또 강화된 구조물이 측면 충돌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까지 고려해야 한다. 포드의 특허 출원은 이런 부분에 대비가 되어있다.
포드는 지붕에 C자 모양 구조물 두 개가 합쳐진 형태의 구조물을 사용했다. 아치 형태의 이 구조는 측면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끝이 길게 직선으로 차체와 연결된다. 또한 복합소재를 사용해 양쪽의 C 모양 구조가 한 개의 부품처럼 결합한 모양으로 완성된다. 부품은 격자 모양으로 가벼우면서 구조적으로 단단한 형태로 만들어지며, 쌓아서 만드는 적층 형태를 적용해 사출 방식보다 높은 무게 대 강성비를 기대할 수 있어 보인다.
이 특허가 적용됨으로써 지붕 면적의 대부분이 투명한 창으로 완성된다. 오픈카처럼 바람이 안쪽으로 들어오거나 할 수는 없지만 지붕이 없는 수준에 가까운 개방감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유선형으로 만들 수 있어 공기역학적인 효율이 높다. 연비 면에서는 컨버터블에 비해 압도적이다. 포드의 특허는 일반 차량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특허의 설계도에는 머슬카 머스탱을 기반으로 설명이 되어있어 ‘혹시나’하는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어쩌면 컨버터블과 썬루프의 수요 모두를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될 지도 모르겠다.
초기의 지붕이 없는 오픈카에서부터 파노라마 썬루프까지, 캔버스톱에서부터 하드톱까지. 자동차의 지붕은 여러 변화를 거쳐왔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를 연 포드 역시, 최근 머스탱 마하-E를 선보이면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포드는 북미 지역에서 인기있는 픽업트럭 역시 전기차 형태로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포드의 이번 특허가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인 분야는 아니다. 기존의 불편했던 점들을 조금씩 개선하였고 그 결과 하이브리드 같은 디자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미래형 자동차 디자인이 그렇듯, 포드의 특허에서도 미래차의 모습이 보인다. 세계는 내연기관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기차는 모터와 전원부로 연결되어 기존 내연기관과 달리 디자인 적인 자유도가 무척 높다. 이제는 전기차 시대, 미래차의 시대가 머지 않았다.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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